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셰익스피어의 "겨울 이야기"

Athos 2005. 8. 26. 00:00
겨울 이야기(The Winter's Tale)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 이윤기 이다희 옮김
달궁 펴냄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는 것은 처음이 아닌가 한다.
기억에도 없는 어느 때에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었다거나, 그의 작품인지도 모르고서 무언가를 흘리듯 읽지 않았다면......

몇 일 내에 읽어버릴 작품을 찾다가, 얇고 작으면서도 디자인이 예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저자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제목조차 몰랐다면, 나의 문학적인 교양수준이 너무 저질에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좀 더 빨리 읽어버리려고 발버둥쳤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하루에 이렇게 많은(???) 페이지를 넘겨본 일이 흔치 않을 것이다.

역자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더욱 재미있게 읽으려면, 그리스 로마 신화를 알아야 한다고 이야기한다. 셰익스피어의 작품 안에는 그 유명한 신화의 내용에서 빌려온 것들이 많이 등장하기 때문이라 한다.

물론 (이 역시 부끄러운 사실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어본 적도 없다.(짧은 조각글을 읽어본 적은 있지만.....) 때문에 역자의 위와 같은 주장을 보고 책을 덮어버릴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역자와 같은(그 역시 그리스 로마 신화를 충분히 숙지하지 못했을 때에는 셰익스피어에게서 즐거움을 얻지 못했다고 한다.) 시행착오를 경험해 보는 것도 좋은 일일 듯 해서 계속 읽기로 했다.

이 책은 역자의 서문과, 셰익스피어의 겨울이야기, 그리고 그에대한 역자의 분석(일명 '<겨울이야기> 재미나게 읽기')로 구성되어 있다. 서문에서는 위에서 언급했던 셰익스피어 작품과 그리스 로마 신화의 연관성을 이야기 해 주고, 원 작품 위에 나오는 '재미나게 읽기'에서는 해당 작품과 신화의 구체적인 연관성을 친절하게 분석해 준다. 때문에 나처럼 신화에 대하여 기본적인 지식이 없는 사람이라 할지라도 역자의 서술까지 꼼꼼히 읽는다면 어느 정도는 이 작품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솔직히 스토리에 대한 이야기는 많이 하고 싶지 않다. 워낙 많은 작품에서 이와 같은 스토리 전개를 경험해 보았고(그것이 신화이든, 신화를 모방한 작품이든, 셰익스피어를 모방한 작품이든), 때문에 이러한 이야기에 감동을 받을 가슴은 이미 감각이 무디어졌는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런 비교가 셰익스피어를 욕보이는 일일지는 모르겠지만) 식상한 스토리 전개에도 눈을 땔 수 없게하는 TV 연속극과 같이 이 작품도 예상이 되는 결말에도 계속해서 책장을 넘기게 하였다.
이에 더하여 로미오와 줄리엣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던, 상상도 못할 온갖 미사여구를 동원한 표현 방식, 연극으로 펼쳐지는 장면을 상상하며 느낄 수 있는 색다른 재미 등이 이 작품을 읽는데 가속도를 붙여줬던 것 같다.
특히 영화 "셰익스피어 인 러브"에서와 같은 극장에서 이 연극이 공연되는 중, 우스꽝스러운 장면을 보고 통쾌하게 웃고있는 당시 사람들의 모습을 상상하면 왠지 기분이 좋고, 시원한 맥주 한잔을 마시고 그들과 함께 저속하게(?) 웃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언젠가 '그리스 로마 신화'를 읽고 그 안의 많은 내용을 기억하게 되었을 때, 다시 한번 셰익스피어에 도전해 보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그리스 로마 신화'를 꼭 읽어봐야겠고, 또 이런 생각이 들도록 친절하게 설명해주신 이윤기씨께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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