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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학생회라...

Athos 2006. 11. 22. 00:00

선거를 한다고 학교가 어수선하.......

지 않다.


내가 회상할 수 있는 시기라고는 2001년이 고작이지만,

그 때 보다 어수선 하지 않음은 아직 무르익지 않은 분위기 때문인지,

아니면 갈수록 줄어드는 관심 때문인지......

눈만 흘기고 머리만 굴리며, 가슴으로 공유하지 않는 나로써는 알 길이 없다.


아쉽다는 막연한 감정에 시달릴 뿐......


학생회를 이야기 한다.

탈정치를 꿈꾸로, 학생을 위한 학생회로 돌아가겠다는 모토가 심심치 않게 들려온다.


탈정치라... 그들이 정의하는 정치가 무엇이고, 탈정치는 또 무엇인지 심히 궁금하다.


공약을 보면 학생의 편의를 위해 일하려 한다는 것 정도는 쉽게 알 수 있다. 학생의 미래, 취업을 걱정하고, 더불어 학교의 위상, 발전을 이야기하는 것은 대부분 선본의 공통적인 특징이다.


학생들의 심부름꾼으로써, 또한 학생의 대표로써 학교에 시설개선, 제도개편 등에 관한 요구사항들을 이야기하고 관철시키겠다고 한다. 갖가지 행사도 열고 즐겁게 해주겠단다.


확실히 고등학교 서무과는 아닌 듯 하다. 서무과에서는 학생을 대표하지 않고, 편의를 잘 봐주지도 않으니까...

학생복지처도 아닌 듯 하다. 그들이 제도개편, 시설개선을 요구하지는 않는다. 그런 요구를 받을지는 모르지만...


학생의 요구를, 학생의 입장에서, 학생이 취합하여, 학생이 요구하는 학생회는, 그들이 말하는 이 학생회는 아무리 봐도 학생자치기구이다.


학생자치기구인 학생회가 하는 활동. 앞에 열거했던 그들의 공약에 있는 활동들은 경제행위인지, 문화행위인지, 그것도 아니라면 연애행위인지......


자신들이 하려는 아주 단순하고, 실생활에 가깝고, 사무적인 일인 것만 같은 그런 행위가 "정치행위"라는 사실을 알아줬으면 좋겠다.


'여기서 말하는 정치가 그 정치가 아니잖아......'


그래, 그렇겠지. 한무슨당, 열무슨당이 하는 그런 정치, 한무슨련, 다아무께가 하는 그런 행위를 "정치행위"라고 규정짓고 하는 이야기하는 것일테지......


그것과 이것이 어찌 다른지 알고 싶다. 거시적인 것과 미시적인 것? 개인적인 것과 사회적인 것? 나와 관련된 것과 그렇지 않은 것? 학생의 것과 국회의원의 것?


정당의 정치와 정치세력의 정치행위, 그러한 것들이 바로 우리 실생활이고, 우리의 미래이며, 우리 학교, 우리 동아리, 가족, 나 자신이다.


정치를 "나"와 연결시키지 못하고,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사람의 이야기로 여기는......

지저분하거나 집단이기주의적이거나 독선적인 무리들이 하는 일련의 행위처럼 생각하고 눈을 돌리는.....

비정규직 노동자와 인턴십 선발자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우리가 먹는 쌀값과 미국에서 생산되는 쌀값의 무역을 통한 상관관계에 관심을 두지 않으려는 학생들이 정의하는 "정치"는 정말 먼 나라 이웃 나라 이야기, 상아탑(?)에 있는 학생들과는 어울리지 않는 이야기, 관련 없는 이야기가 아닐 수 없을 것이다.


"정치"라는 단어를 정의해 보자. 그리고 그것을 조건반사 적으로 거부하지 말고 내 안에 스며들게 해 보자.

국가와 역사라는 거대한 파블로프에 의해 학습당한 우리들이 보이는 그 거부 반응에 "나의 가치 판단"이 들어가 있는지 공곰히 생각해 보자.

FTA 따위와 나의 취직, 비정규직 관련 법안과 경영자(?)로써의 나의 진로, 쌀 시장 개방과 학교 식당의 음식 수준이 무슨 관련이 있을까 한번 쯤 생각만 해봐도 학생회의 집단이기주의적인 정치행위를 치열하게 요구하고 나서지 않을까......


"정치"라는 단어를 조금만 더 사랑해 줬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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