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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등록금 1천만원 시대란다.
2000년대 초반(적어도 90년대 후반)에는 국립대 등록금이 한학기에 100만원이 안되는 곳이 있었는데......놀라울 따름이다.
우선 그 절대적인 액수가 많고 적고는 잠시 미뤄두고 이야기를 해보자.
과연 등록금 인상은 정당한가?에 대해서.....
1. "대학측이 올리겠다는데...주인이 올리겠다는데...누가 뭐라고 하냐..."
교육도 상품, 의료도 상품.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모든 것이 상품(서비스)이란다.
좋다는 건 아니지만 우선 그 부분을 인정한다고 해도......
상품을 사고 팔 때에 소비자의 알 권리가 중요하다는 것은 초/중등 사회시간에 다들 배웠을 것이다.
한국 대학들은 이러한 소비자의알 권리를 보장해 주었는가?
우선 많은 사립대학이 등록금의 사용 내역을 당당히 밝히지 않고 있다.
무슨 내막이 있길래 그렇게 꽁꽁 숨겨놓고 있는 것일까?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해, 세계 일류 대학과 경쟁하기 위해 인상한다는 등록금의 사용 내역에 부끄러울 부분이, 또는 숨겨야할 부분이 어디 있기에......
내역 공개 문제를 접어두고라도 일방적인 등록금 인상은 상도덕(?)에 위배되는 행위인 듯 하다.
'대학교육'이라는 상품은 1학기, 1년만을 구매하여 사용(이용)한다면 그 효용(효과)가 0에 가까운 것이 사실이다.
졸업장이라는 종이를 받지 않는 이상 (요즘 같은 사회에서) 누구도 그 1학기, 1년은 인정해 주지 않는다.
즉, 한 부분은 구매하고 나면 나머지 부분에 대한 구매에 어느 정도 강제성이 부여된다는 것이다.
물론 초기 구매 시(입학 시) 소비자(학생)가 선택한 상품이므로 그 강제성을 자발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초기 계약 시 차후 상품 가격에 대해서도 논의를 하는 것이 올바른 상거래 행위가 아니겠는가?
내년에는 이 만큼, 그 후년에는 이 만큼 받겠다고 4년 전체에 대한 계약을 한꺼번에 해 두던가......
아니면 물가 상승률 등과 관련하여 얼만큼 인상하겠다고 못을 박아 두던가......
매년 생산자/소비자(??)가 함께 모여 가격 협상을 다시 하자고 하던가......
이처럼 생산/공급 측에서 일방적으로 가격을 책정하고, 소비자는 어쩔 수 없이 다음 상품을 구매해야하는 방식은 마치 중독성 있는 마약 판매상이 마약 가격을 일방적으로 폭등시켜 책정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본다.
(비유가 좀 과격했나?? 후훗)
소비자보호원에 고발이라도 해야하나? 그러면 또 교육은 상품이 아니라는 고귀한 말씀을 (그제서야) 입에 담으시려나??
2. "비싼 등록금이 맘에 안들면 애초에 다른 학교에 가지 그랬냐?"
좋은 말씀이시다. 다른 학교에 가자. 어디에 갈까?
국립대만 찾아 갈까?(훗...이제는 국립대 등록금도 만만치 않다.)
한국 대학에 서열이 있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
인정할 수 밖에 없다. 사회에서 그 서열을 끊임없이 써먹으니까......(아...싫다......)
자신이 가고 싶었던 학교와 비슷한 수준에서, 등록금이 싼 학교를 찾기가 쉬울까?
쉽지 않을 것이다.
눈 높이를 많이 낮추던가...다니지 말던가...
결국 돈 많은 사람들만 좋은 학교에 입학할 수 있게 되겠구나.
아니 그 정도는 아니더라도 돈 없는 사람들은, 비교적 가난한 사람들은 그 만큼 선택의 폭이 줄어드는 것 아니겠는가?
정당한 것인가? 부의 세습은 이러한 경로를 통해 양성화 된다. 부동산 투기와 불법 증여가 기성을 부리는 우리 나라에서, 정경유착, 비리 등이 판치던 우리나라에서 그러한 부의 세습은 더욱 큰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러한 세습이 계속된다면 부의 서열이 대학 서열로 이어지는 결과가 나타날 수도 있지 않을까?
사교육의 강력한 힘만 보아도 그러할 듯 한데......
3. 진정 교육의 질을 높이기 위한 등록금 인상인가?
이러한 논의는 쉽게 이루어 질 수 없다. 우선 "교육의 질"이라는 추상적인 단어에 대한 정의에 대해 이견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다.
혹자는 인성 교육이라 할 수도 있고, 혹자는 직업 교육이라 할 수도 있다. 혹자는 구체적으로 학생 1인당 교수의 수라고 할 수도 있고, 혹자는 건물/기자재 등의 쌔끈함이라 이야기 할 수도 있다.
이 논의는 교육의 목적, 대학의 역할에 대한 논의로 까지 연결된다. 쉽지 않은 문제이다. "취업"에 방점을 열심히 찍어대는 요즘 대학 사회에서 많은 이들에게 그 해답은 1+1과 같은 쉬운 문제일 수 있겠지만, 적어도 나에게는 그렇지 않다.
개인적으로, 교육의 질은 교육제도/공교육에 달려 있다고 믿는다. 그 중에서도 의무교육은 중요한 부분이다. 현대 한국사회와 같이 의무교육의 목적이 마치 좋은 "직업양성소=대학"진학이라는 식이 되어버린 상황 속에서, 또한 그마져도 제대로 기능하지 않고 있는 상황 속에서 대학 교육의 질을 이야기 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는 듯 하다.
마치 등록금을 세계적인 수준으로 인상시키면 교육의 질도 세계적인 수준이 될 수 있다는 식의 발언. (등록금 많이 내면 좋은 직장 취직하려나?) 교육을 주는 자들이 쌔끈하다고 해서 질이 높아지는 것도 아니고 투자가 많이 된다고 해서 교육이 무조건 잘 되는 것도 아니다. 교육제도/공교육이 제대로 자리를 잡고 학생들이 높은 수준의 교육을 받을 준비가 되어 있는 상황에서야 투자가 힘을 발휘할 수 있을 듯......지금과 같이 주입식 교육에 빠져있는, 요령식 교육에 빠져있는 학생들에게 고등교육 질을 운운하며 등록금 인상을 주장하는 것은 그리 설득력이 없어 보인다.
0. 이게 먼저야......
자본주의 사회. 돈이면 무조건 될 것이라는 생각. 지배적이다. 모든 것이 상품이 되고 좋은 상품을 구매하기 위해서는 많은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논리.
물음표를 찍어보길 바란다. 교육은 상품인가? 교육의 질은 무엇인가? 대학 교육은 어떠해야 하는가? 학생들은 어떠해야 하는가? 나는 어떠해야 하는가?
도대체 등록금이 뭔가? 누가 얼마나 부담해야 하는 것일까??????
rational 하고 reasonable 한 답을 찾아보자.
정말 이야기 하고 싶은 부분은 "0"이다. 우리의 고민은 여기서부터 시작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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