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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젯밤,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길래 친구를 만나 날씨가 너무 좋다고 즐거워 했었다.
이런 날씨엔 잔디밭에 앉아 시원한 맥주를 마시고 싶다고......
아침에 일어서 뉴스를 보니 태풍이 올라오고 있다 한다.
제주도/남해안/영남, 간접 영양권에 들어간다는 지역이 점점 늘어나고 있는 듯 하다...
농작물에 피해가 없기를...
항상 이런 식이다.
서울은 너무나도 고요하다.
심지어 시원하고 좋다.
이게 얼마만에 맞아보는 시원한 바람이냐.
비가 와도 적당히 오고 만다.
가끔 침수 되어도 강가만 조금 잠기고 저지대에 사는 반지하 단칸방 정도만 피해를 본다.
지방은 다르다.
농작물은 고개를 숙이고 빛이 바뀐다.
밭은 논이 되고 논은 강이 된다.
하우스는 다른 집으로 옮겨가 누워있고, 심지어 다리가 사람의 그것처럼 성큼성큼 움직여 다른 곳으로 이동해 가기도 한다.
자연 재해는 항상 농민에게 가장 큰 피해를 잎힌다.
자연과 함께하는 그들은 그것이 무슨 죄인양 피해를 감수하고 살아간다.
알면서도 어찌할 수 없는 그들에게 이러한 자연재해는 한 해 농사를 망쳐야만하는 통과의례와 같은 것이다.
도시에 사는 사람들에게, 특히 편안한(?) 삶을 영위하는 우리(?)와 같은 사람들에게 태풍과 같은 자연재해는 티비에 나오는 안타까운 사건일 뿐이다.
조금 안타까워하고 지원금 좀 내면 그만이다.
금새 잊어버리고 흔적은 어디에도 남지 않는다.
피해를 본 이들에게서도 그 흔적을 찾아볼 수 없다면, 그것이 흔적이 아니라 이미 그들 자신이 되어버렸기 때문일 것이다.
태풍이 지나간 자리에 가 보았는가...
길이 엉망이라 자가용이 지나갈 수 없음에 짜증을 내며 고개를 돌리다 보면, 차마 마른 눈으로 볼 수 없는 관경이 펼쳐져 있음을 알 수 있다.
뉴스와 사진으로 느껴지는 감상은 "저런..."으로 끝나버릴 사소한 감정의 작은 골에 불과하다.
몇 해 전 시골에서 가슴아픈 피해현장을 보고 쓸쓸히 서울로 올라온 적이 있었다.
멀쩡한 서울...
웃으며 돌아다니는 사람들...
끄떡없는 고층 빌딩...
얄미웠다. 죄없는(?) 서울이 얄미웠다.
하긴...시골에 내려가기 전, 나 역시도 뉴스만으로는 아무 것도 느낄 수 없었다. 싸구려 동정심 조차 들지 않았었으니까...
그래도 얄밉다...서울...
서울에 논/밭을 만들고, 남쪽 시골에 고층 아파트를 지어보고싶다...
로꾸꺼로꾸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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