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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문구의 '관촌수필'

Athos 2005. 10. 12. 23:34
관촌수필

이문구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신선한 충격. 긴장감이 감도는 이야기 전개.
난 항상 이런 소설, 이런 책을 기대하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마음에 들었던 소설 두 개를 고르라면, '향수'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정도?
여튼 여전히 그런 마음을 가지고 펼쳐든 한국 소설이 관촌수필이었는데......

이름에서부터 그런 내용을 기대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수필'이란 말 때문에 아주 쉽게 읽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함께 하면서 책을 펼쳤을 때,
또 다른 면에서 충격을 받게 될 줄이야......

이건 무슨 한국 소설 읽기가 엉뚱하게 번역된 어려운 외국 소설 읽는 것 보다 이해가 더 안되니 원...
워낙 내가 쓰지 않고, 보지도 못했던 한자어와 순 우리 말이 혼합해서 난무하는데다,
충청도인지 어딘지, 여튼 경상도가 아닌 곳의 사투리에, 의성어/의태어까지 분석해 내려니 여간 진도가 나가지 않는것이 아니었다.

내용에서 느낀 바를 쓰자면......

생각대로 신선한 충격이나 긴장감은 적었던 것 같다.
하지만 장마다 각기 다른 주인공을 한 사람의 시각에서 바라본다는 점이 흥미로웠던 것 같다.
비슷한 시대에 살아가는, 적어도 한 순간은 같은 공간에서 호흡했던 사람들의 서로 다른 생활 방식, 사고 방식, 그리고 그들의 마지막 모습을 비극적/희극적이라는 표현을 쓰기가 조심스러울 정도로 극단적이지 않게 그려내고 있는 듯 하다.

행복한 결말이나 어떤 성취를 보여주는 부분은 없었지만, 모두가 힘들었던 시기라는 것을 어깨넘어 들었기 때문이었던지, 그들 모두에게 연민이나 동정을 느낄 수 없었음은 물론, 특별히 기억에 남는 등장인물이 없을 정도로 평면적인 느낌을 받았던 것 같다.

이미 그 시대 상황과 관련된 이야기에 찌들어 있어서 더했던 것일까? 당시를 격어보지 못해서 그 절실함을 몰랐기 때문에 더했던 것일까?
여튼 책 뒷부분에 있는 작품 해설을 읽지 않은 것은, 억지로 감상을 만들어내고 싶지는 않아서 였다.

여러편의 '인간 극장'을 본 듯한 느낌. 아직까지는 그와 비슷한 느낌이 가장 크게 자리잡고 있는 듯 하다.

훗날 내용을 떠올리다 다른 생각이 들었거나, 다른 생각을 하고싶어 진다면, 책을 다시 펼쳐 보고 작품 해설도 읽어 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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