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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웰컴 투 동막골

Athos 2005. 9. 5. 00:16
제목 :  웰컴 투 동막골 (2005)    

감독 :  박광현

출연 :  정재영, 신하균, 강혜정, 스티브 태슐러, 임하룡

기타 :  2005-08-04 개봉 / 133분  



전쟁영화
한국전과 관련된 영화는 수도없이 봐왔던 것 같다. 그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는 제목도 기억나지 않는 어린시절 TV에서 본 영화이다.

두 명의 병사가 나온다. 그들은 수송선이 떨어트려주는 하나의 보급품 박스를 보고 달려든다. 몸과 마음이 지쳐있었던 그들은 서로의 존재를 확인할 겨를도 없이 보급품을 나누어 먹는다. 그러다 한 병사의 입에서 나온 "동무"라는 단어 때문에 둘은 서로에게 총을 겨누게 된다.

갈등의 시작을 알리는 단어.'동무'
'친구'와 비슷한 뜻을 가진 이 단어는 서로를 어떠한 방법을 써서라도 죽이고 싶어하는 존재로 인식하게 만든다.

하지만 그들은 결국 서로를 '동무'로 인정하고, '동굴'이라는 패쇄된 장소를 '함께'하게 된다. 하지만 결국 몰려드는 남한군에 맞서 모두 쓰러지고 만다.

웰컴 투 동막골과 진정한 연합군
웰컴 투 동막골은 이 영화와 비슷한 점이 많다. 남북 병사들의 만남, 긴장, 화해, 그리고 함께하는 죽음.
차이점이 있다면, 웸컴 투 동막골의 주인공들은 자기와 옆에 있던 병사가 아닌 다른 사람들, 동막골 부락민들을 위하여 싸운다는 것이다. 전쟁이 남기고 간 상처, 전쟁의 잔혹성, 그 안에서 피어나는 남북한 군인간의 동료애, 형재애.
이러한 것들을 뛰어넘어 이 영화는 그들의 이타적인 희생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이 영화의 주인공은 앞서 언급한 영화를 포함한 이전에 내가 경험한 전쟁영화들과는 다르게, 죽어가는 주인공들의 얼굴에 피어나는 웃음을 볼 수 있다. 개인에게는 비극일지 모르나, 더 큰 우리를 위해 무언가를 해냈기 때문에, 그들은 웃을 수 있었을 것이다.

"연합군 아닌가요?"

진정한 연합군. 어느 한 집단의 이익만을 대변하는 것이 아니라, '이념'이나 '사상' 따위를 따지지 않고 '행복'과 '평화'가 가득차 있는 작은 부락을 위하여 싸우는 그들을 (이 영화는) 진정한 연합군이라고 이야기하고 싶었는지도 모른다.

하지만 전투를 위하여 떠나는 진정한 연합군을 슬픈 표정으로 바라보는 부락민들과, 뒤돌아선 군인들의 어두운 표정으로, 이러한 연합군도 필요악일 뿐이고, 그 전투가 누구도 바라지 않았던 것이라는 사실도 함께 말하고 있다.

화홰
서로에게 총을 겨누던 그들이 화해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인까?

"난 그냥 내려왔소......가라하니 갔지..."

북한이 처내려오면서 전쟁이 시작된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북한국 모두가 '처내려' 온 것은 아니다. 처내려가고자 하는 몇몇의 지도자들에게 조종당하는 로봇처럼 그들은 그냥 내려왔을 뿐이다. 입으로는 "쌍깐나"라 부르며 남한군을 죽이고자 했을지는 모르지만, 쇠뇌당아여 형성된 생각을 조종당하여 말하고 행동에 옮길 뿐 그들의 자유의지와는 아무런 관계도 없는 전쟁이며, 전투, 총 겨누기였던 것이다. 이는 남한군도 마찬가지가 아니었을까?
때문에 집단이 아닌 개인을 볼 수 있을 만큼 가까이 있었던 이들은 서로와 화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주 엉뚱하고 이상적으로 보이는 만큼이나 필연적이고 당연한 결과라 할 수 있다.

동화와 같은 따뜻함. 그리고 아쉬움...
참으로 동화와 같은 영화인 것 같다. 특히 웃고 있는 사람 얼굴 모양의 등에 불이 켜져있는 산골마을 동막골 초입의 모습은 동화적인 배경을 잘 연출해 주고 있다. 그리고 순수한 마을 사람들의 모습이 현실에서 느끼기 힘든 것이라는 생각이 영화를 더욱 동화같이 느끼게 해 주는 것 같다. 터무니 없는 이야기라서라기 보다는, 따뜻함과 순수함을 느낄 수 있어서 동화 같다.

개인적인 아쉬움이 있다면, 감정을 충분히 느낄 수 없었다는 점이다. 하나의 사건으로 얻은 슬픈 감정이 정점에 이르기 전에 다른 장면이 나타나 충분히 감정을 느껴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감독이 하나의 감정에 몰입하지 말기를 바라서였는지도 모르지만, 그것을 즐기는 나로서는 그러한 장면들이 조금 더 길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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