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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너도 그것을 아는가?

Athos 2005. 5. 16. 16:58
너도 그것을 아는가?



                                                   헤르만 헤세



         너도 그것을 아는가, 가끔

         어느 즐거운 홀에서, 어느 연회의

         흥겹고 시끌벅적한 자리에서 네가

         갑자기 입을 다물고 나가야 하는 까닭을?




         그러면 너는 갑자기 심장병에 걸린 사람처럼

         잠자리에 드러누워 잠도 이루지 못한다.

         즐거움과 웃음소리는 연기처럼 흩어지고,

         너는 운다, 하염없이 운다. 너도 그것을 아는가?



우연히 옆에 있던 헤르만 헤세의 시집의 손에 잡히는 페이지를 펼쳐 이 시를 읽게 되었다.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대학교 1학년 때였나?
동아리 사람들과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여느 때와 같이 술도 많이 마시지 않았었다.)
갑자기 그 자리를 뛰쳐나가고 싶어졌다.
왠지 슬퍼졌다.
눈물이 흘러 나왔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날 달래러 나온 형이 왜그러냐고 물어도 대답을 할 수가 없었다.

'그것을 모르는 것'이다.


그때 나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헤르만 헤세는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외로움...때문이었을지도 모르겠다.
많은 사람 사이에서, 특히나 시끌벅쩍한 분위기 속에서 느끼는 외로움은 더 처량하고, 가슴아프고, 왜인지 모를 슬픔으로 가득차게 하는 것 같다.

'모두 부질없는거야...'
라는 생각을 할 때가 많다.
그런 생각은 스스로를 고독하게 만드나 보다.
그때 그런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누군가와 함께 할 때는......혼자만의 생각에 빠져있지 않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너무 깊숙히 빠져들어 벗어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끊임없이 사고하더라도 함께 있을 때는 함께라는 것을 기억하고, 그들과 함께, 우리에 대하여, 우리의 무언가에 대하여 그래야 하겠다.

깊은 고독에 빠져보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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