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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주제넘다'

Athos 2006. 8. 29. 03:15
주제넘다

[형용사]말이나 행동이 건방져 분수에 지나친 데가 있다. 



갑자기 떠오른 네글자.

나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말도 건방지고 행동도 건방져서 분수에 너무나 지나친 나는,

가끔 그런 나를 못이겨 힘들어 할 때도 있고,

머리를 숙여가며 속죄해야 할 것 같을 때도 있다.



"너 자신을 알라."는 말과, (요즘 읽고있는) "페르디두르케"라는 책에 나오는 그와 비슷한 내용의 자기반성적, 자기비판적 사고를 장려하는(?) 작가의 의도에 전적으로 동의하면서도,

이 "주제넘다"라는 단어를 극복하고 싶은 마음이 드는 것은 "주제넘은" 욕심인지도 모르겠다.



난 내 "주제"가 아주 보잘것 없다는 것을 잘 안다고 자부해 왔다.

존경하는, 좋아하는 어느 형의 말처럼 "자신의 모자람을 안다"는 것이 그렇게 쉬운일이 아님을, "자신의 오만함을 완전히 버리는" 것이 그렇게 간단한 것이 아님을 간접적으로 느껴 본후 그 자부심은 조금 누그러 드는 것 같다.

때문에 끊임없이 나의 보잘 것 없음에 대한 고민을 이어나가야 한다는 의무감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내 "주제"가 어찌되었든 그에 만족하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주제"가 내 삶의 걸림돌이 되도록 내버려두지는 않겠다.

보잘것 없는 나의 "주제", 그 한계를 넘어서련다.



"주제"라는 두 글자로 내 삶에 선을 긋지 말자.



주제넘다.

그 얼어죽을 주제...넘고 말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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