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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상

▩마크를 때면서...

Athos 2003. 10. 26. 23:58
MSN 대화명에서 드디어 ▩ 마크를 때었다.

미선이 효순이의 죽음을 슬퍼하고, 뭔가 국민적인 힘을 보여주려 했던 마크였는데...

난 촛불 추모식에 한 번 밖에 참가하지 않았던 듯 하다.
그 만큼 관심이 없었단 말인가? 의지가 없었단 말인가?
그러면서 어떻게 아직까지 저 마크를 달고 있었을까...
부끄럽기 짝이 없다.

미선이 효순이 어떻게 결말이 났는지도 어렴풋할 뿐이다.
무죄판결...그 한 마디만 기억에 남아있다.

추모식에서 앞뒤 사람들에 밀려 가슴이 터질뻔 한 친구가 있었다.
머리통이 깨어져라 경찰을 방패를 향해 돌진한 친구가 있었다.
하지만 난 그 친구와 함께하지 못했다.

4학년, 중요한 시험을 앞두었음에도 그네들의 죽음을 안타깝게 여기고, 정의를 지켜야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동아리 연합회와 함께한 선배가 있었다.
하지만 난 그 선배와도 함께하지 못했다.

부끄러울 따름이다. 난 그때 뭘 하고 있었는지 조차 기억나지 않는다.

겉 보기에만 그럴사 하길 바랬나?
1차 촛불 추모식 참가하였고, 동아리에서 짧은 세미나를 준비하였고, 모두가 저 마크를 때어버릴때에도 나는 끝까지 달고 있으려 했다.
겉보기에만 그럴사하게 치장을 하고 있었을 뿐, 그 내용을 알려고도 하지 않았으며, 무엇이 옳은지 생각하려 하지도 않았다.

가슴이 답답하다.
나의 사고가 죽었다는 의미에서 저 마크를 다시 달고 싶지만, 하늘에 있는 그 아이들에게 부끄러워 차마 그러지 못하겠다.

다시 마음가짐을 새롭게 해야겠다.

새롭게 태어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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