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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흑같은 밤 쓸쓸한 청계천 8가를 가 본적이 있는가?
반짝이는 불빛 아래 졸졸졸 흘러가는 거대한 어항속 샘물이 흐르는 지금의 청계천이 아니라,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가를 보여주는 과거의 청계천 8가를 가 본적이 있는가?
나는 저 물음에 그렇다고 답할 수 없다.
난 그런 삶을 모른다.
기름때 흐르는 곳, 비참하고 찌든 표정의 그들이 살고있는 그러한 곳을 많이 경험해 보지 못했다.
하지만 나는 가슴 아픈 빈농의 현실을 보고 느끼며 자랐다.
500만원이 들어있는 통장을 잃어버린 이들의 가슴치는 한탄을 들었고, 야속한 빗물에 검게 썩어버린 고추를 때버려야만 하는 힘없는 거친 손을 보았다.
무너진 뚝과 꺾여버린 농작물, 떠내려간 농기구에 눈물을 흘려야 했던 이들을 보며 싸구려 동정의 눈물을 지어 보였던 때도 있었다.
산다는 것이 얼마나 위대한 가를...비참한 우리 가난한 사랑을 위하여...끊질긴 우리의 삶을 위하여......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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