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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Newman Center를 갔다. OSU 사목을 중심으로 하는 곳 답게 다른 미국 천주교와는 달리 casual함을 느낄 수 이는 곳.
얼마전 미사 통상문이 바뀌었는지 주로 성가를 보여주던 스크린에는 요약된 미사통상문이 전례에 맞게 비춰지고 있었다. 영어 기도문을 다 외우지 못했던 터라 나에게는 오히려 책을 펴보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읽어낼 수 있어 편하면서도 덜 민망한 상황이었는데, 그 순간 신부님의 한 마디가 머리를 딱 때렸다.
Sisters and Brothers. 분명히 스크린에는 Brothers and Sisters라 나와있는데 말이다. 한국말로 하면 "형제 자매 여러분"을 "자매 형제 여러분"이라 읽은 격. 중앙집권적 가톨릭 구조 속에서는 중앙에서 하라면 하는게 맞다. 알아 본 것은 아니지만, 중앙에서 Sisters and Brothers로 해도 된다는 내용의 방침이 내려온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내려 왔다고 해도 쉽게 그리 할 수 있을까...... 그것도 그 center에서 가장 나이가 많으신 노신부님께서 그러셨다는건.....조금은 놀라운 일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놀라는 내 감수성이 구시대적인 것인가? 하지만 아직까지 여성의 사도직을 허용하지 않는 가톨릭은 철저히 남녀의 역할을 구분짓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교리와 전통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듯 하다. 평신도의 역할 속에서도, 지금은 간간히 다른 모습을 볼 수도 있지만, 미사 중 독서도 남자가 먼저 여자가 다음 순으로 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고, 한국 천주교회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배타적인 교적제도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여성만 착용하는 미사보 하며..... 그런데 Sisters and Brothers라.....
"Men and Women, 남녀"와 같이 "Brother and Sister"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알파벳 순, 가나다 순에서 남성을 가르키는 명사가 앞에 서게 되어 있다. 그래서 가나다순, 알파벳순이라 우기면, 뭐 우기는 애 뒤통수를 때릴 수는 없는 노릇이기도 한데....."형제 자매"는 도대체 뭔가? 이건 가나다 순이 아니라 그냥 남자 여자 순이 아닌가...... 알파벳 순을 따르지 않고 Sisters를 먼저 말씀하신 노신부님의 감수성이 한국 가톨릭 어딘가에는 존재하는지가 궁금해졌다.
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 어떤 가톨릭 여성 신자의 마르타와 마리아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예수는 시중을 드는 마르타 보다는 말씀을 들으려는 마리아를 칭찬하신 반면, 한국 교회는 여성신자의 역할을 마르타의 그것으로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성당 내 여러 단체의 구성원이나 각종 종교 행사에서의 역할 구분을 보자면 여성신자의 역할은 가정주부의 모습과 다름이 없다. 한국 전통의 현모양처의 모습을 한 여성신자의 모습을 아름답게(?) 재생산하는 교회 내 역할구분은, 한국사회에서의 남녀 역할 구분보다 더 구시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 천주교회가 예수의 가치를 지키려는 것인지 아니면 바오로의 그것이나 한국 전통문화의 그것을 지키려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지점이었다.
종교가 문화를 지배하기도 하지만, 문화가 종교에 녹아들기도 한다. 한국 교회는 그러한 면에서 여전히 여성과 남성의 역할구분에 열심인 듯 하다. "형제 자매"에게 형제와 자매의 순서를 지키도록 한다거나 형제는 형제이고 자매는 자매이길 권하는 분위기는, "예수께서 말씀하시길, '마리아야! 어서 가서 너희 언니 마르타를 도와라.' 하셨다."라는 성경구절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Ladies and Gentlemen!"이라고 하듯이, 약자에 대한 보호의 감수성이 Sisters and Brothers를 이야기하게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 저 한마디만 놓고 한국 천주교회가 미국 천주교회에 비해 꽉 막혀 있다고 말하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 한마디가 한국 천주교회 안에서 느꼈던 답답함을 상기시켜 주었고, "왜 우리는 저런 신부님이 없는가?" 또는 "나는 왜 '자매 형제 여러분'을 듣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을 불러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형제 자매"순을 고수하시는 그분들(?)에게 한번 물어보고 싶다.
"혹시 '자매 형제 여러분'이라고 한 번 해보실 생각은 없으신지요.....?"
얼마전 미사 통상문이 바뀌었는지 주로 성가를 보여주던 스크린에는 요약된 미사통상문이 전례에 맞게 비춰지고 있었다. 영어 기도문을 다 외우지 못했던 터라 나에게는 오히려 책을 펴보지 않고도 자연스럽게 읽어낼 수 있어 편하면서도 덜 민망한 상황이었는데, 그 순간 신부님의 한 마디가 머리를 딱 때렸다.
Sisters and Brothers. 분명히 스크린에는 Brothers and Sisters라 나와있는데 말이다. 한국말로 하면 "형제 자매 여러분"을 "자매 형제 여러분"이라 읽은 격. 중앙집권적 가톨릭 구조 속에서는 중앙에서 하라면 하는게 맞다. 알아 본 것은 아니지만, 중앙에서 Sisters and Brothers로 해도 된다는 내용의 방침이 내려온 것은 아닐 것이라 생각한다. 내려 왔다고 해도 쉽게 그리 할 수 있을까...... 그것도 그 center에서 가장 나이가 많으신 노신부님께서 그러셨다는건.....조금은 놀라운 일이다....는 생각이 들었다.
놀라는 내 감수성이 구시대적인 것인가? 하지만 아직까지 여성의 사도직을 허용하지 않는 가톨릭은 철저히 남녀의 역할을 구분짓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는 교리와 전통을 그대로 고수하고 있는 듯 하다. 평신도의 역할 속에서도, 지금은 간간히 다른 모습을 볼 수도 있지만, 미사 중 독서도 남자가 먼저 여자가 다음 순으로 하는 경우가 많이 있었고, 한국 천주교회만 그런지 모르겠지만 배타적인 교적제도도 그대로 유지되고 있고..... 여성만 착용하는 미사보 하며..... 그런데 Sisters and Brothers라.....
"Men and Women, 남녀"와 같이 "Brother and Sister"도 어떤 이유에서인지 알파벳 순, 가나다 순에서 남성을 가르키는 명사가 앞에 서게 되어 있다. 그래서 가나다순, 알파벳순이라 우기면, 뭐 우기는 애 뒤통수를 때릴 수는 없는 노릇이기도 한데....."형제 자매"는 도대체 뭔가? 이건 가나다 순이 아니라 그냥 남자 여자 순이 아닌가...... 알파벳 순을 따르지 않고 Sisters를 먼저 말씀하신 노신부님의 감수성이 한국 가톨릭 어딘가에는 존재하는지가 궁금해졌다.
2000년대 초반, 한국에서 어떤 가톨릭 여성 신자의 마르타와 마리아에 대한 글을 읽은 적이 있었다. 예수는 시중을 드는 마르타 보다는 말씀을 들으려는 마리아를 칭찬하신 반면, 한국 교회는 여성신자의 역할을 마르타의 그것으로 규정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공감할 수 밖에 없었다. 성당 내 여러 단체의 구성원이나 각종 종교 행사에서의 역할 구분을 보자면 여성신자의 역할은 가정주부의 모습과 다름이 없다. 한국 전통의 현모양처의 모습을 한 여성신자의 모습을 아름답게(?) 재생산하는 교회 내 역할구분은, 한국사회에서의 남녀 역할 구분보다 더 구시대적이라는 생각이 든다. 한국 천주교회가 예수의 가치를 지키려는 것인지 아니면 바오로의 그것이나 한국 전통문화의 그것을 지키려 하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지점이었다.
종교가 문화를 지배하기도 하지만, 문화가 종교에 녹아들기도 한다. 한국 교회는 그러한 면에서 여전히 여성과 남성의 역할구분에 열심인 듯 하다. "형제 자매"에게 형제와 자매의 순서를 지키도록 한다거나 형제는 형제이고 자매는 자매이길 권하는 분위기는, "예수께서 말씀하시길, '마리아야! 어서 가서 너희 언니 마르타를 도와라.' 하셨다."라는 성경구절을 읽는 듯한 느낌이 든다.
"Ladies and Gentlemen!"이라고 하듯이, 약자에 대한 보호의 감수성이 Sisters and Brothers를 이야기하게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또, 저 한마디만 놓고 한국 천주교회가 미국 천주교회에 비해 꽉 막혀 있다고 말하자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저 한마디가 한국 천주교회 안에서 느꼈던 답답함을 상기시켜 주었고, "왜 우리는 저런 신부님이 없는가?" 또는 "나는 왜 '자매 형제 여러분'을 듣지 못했는가?"라는 질문을 불러일으킨 것은 사실이다. 그래서 "형제 자매"순을 고수하시는 그분들(?)에게 한번 물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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