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1.

얼마전 엄마와 통화를 했다. "요즘 강의하느라 정신이 없긴 한데 여름에도 강의를 해야할 것 같아요. 그래야 장학금도 나오구요." "그래. 그런데 돈 때문이면 하지 말아라. 우리가 보내줄게. 니 경험되고 좋은거면 해야겠지만, 돈 걱정 때문이거나 너무 힘들면 그러지 않아도 된다." 전화를 끊고 한동안 우리 부모님과 가족 생각에 빠져있었다.

정말이지 복 받은 나. 너무나 좋은,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나를 상상할 수 없을 만큼 사랑해 주는 우리 가족. 나는 우리 가족과 함께였기에, 걱정도 근심도 다 떠넘겨 가며, 힘든 일 다 이겨내며, 행복하게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살아갈 수 있었다. 앞으로도 내가 상상할 수 없을 정도의 사랑을, 응원을 나에게 보내 우리 가족. 내가 거부한다해도 그렇게 해줄 사람들.


내가 이루어 낸 것, 해 가고 있는 것, 내 스스로 해 낸 것이 아니다. 우리 가족, 내가 사랑하는이, 날 아껴주는 사람들이 옆에서 뒤에서 지켜주고 응원해 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임에 분명하다. 그러니 난 절대 오만하게 "내가 이루어 낼 수 있었음"에 우쭐해 하지 않겠다. 나만큼 이루어 내지 못한 이들을 무시하지 않겠다. 내가 이루어 낼 수 있도록 도와준 이들, 상황, 모든 것들에 감사하고 또 감사해야한다. 또 나만큼 이렇게 좋은 환경에 있지 못했던 이들, 나보다 훨씬 더 많은 능력을 가지고 있음에도 빛을 볼 수 없었던 이들에게 손을 내밀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어야한다.


2.

어제 친구들과 불타는 금요일 밤을 보내던 중 이런 말을 했다. "난 돈을 많이 벌고 싶다거나 부자가 되기를 바라는건 아니다."


내가 주로 "꿈을 살아가겠다."라고 이야기 할 때 그 안에 부유한 삶이 포함되어 있지는 않았다. 내가 추구하는 가치가, 궁극의 행복이 내가 가지거나 쓸 수 있는 돈으로 평가받지는 않는다고 확신한다.


그런데 참 모순적인 것은, 내 어리석음 탓인지 자본주의적 사회구조 때문인지는 확신할 수 없고 둘 모두가 압도적인 속력으로 선두를 다투고 있겠지만, 내 최근의 고민과 스트레스의 많은 부분이 돈과 관련되어 있었다. 내가 받는 stipend, 내야하는 tax와 그 중 돌려 받아야 하는 부분, 여기저기서 받아야 하는 돈, 여기 저기다 내야 하는 돈, 쓸데 없이 써버린 돈, 쓸데 없이 써야하는 돈. 이런 금전적인 것이 나의 머릿속을 가득 채우고 있어 다른 일에 집중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이 있었다. 얼마나 어리석은 일인가. 모자람이 없이 살고 있음에도......


그만큼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돈의 힘이라는 것이 크구나. 꿈꾸지 않음에도 집착하게 하는구나. 꿈꾸지 않아도 원하게 하는구나. 모자라지 않아도 목줄을 조여드는구나.

이 세상에서 가장 먼저 내려놓아야 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돈, 돈에대한 욕심이구나. 내가 추구하는 것은 고사하고 내가 이미 가지고 있는 많은 행복, 마음 속에 머릿 속에 품고 있는 가치 마져도 잊어버리게, 즐길 수 없게 하는구나.


0.

또 한번 감사하고 또 한번 행복해 하자. 너무나 행복한 상황에 있어, 넘치는 행복을 감당하지 못하고 저기 어디 내려놓고 돌아보지도 못하는 바보가 되지 말자.

행복을, 나를 행복하게 하는 무언가를 돌아보고 바라보고 아껴주자. 쓸데없이 나를 괴롭히는 무언가는 내려놓고 뒤로하고 잊어주자.

꿈을 살아가자.


댓글
공지사항
최근에 올라온 글
최근에 달린 댓글
Total
Today
Yesterday
링크
«   2025/03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글 보관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