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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들과 대화를 통해, 그리고 몇 안되는 기사를 통해 얻은 대만의 현 정세에 대한 정보를 공유합니다.


1. 중국과 대만 정부는 상호 부분적 경제 개방에 대한 합의를 보았습니다. 


2. 대만에서 관련 입법절차가 진행되는 중 야당은 재검토를 여당은 (당연히) 통과를 주장하며 대립합니다. 


3. 정해진 시한(3개월? 법에 의한 것인지는 아직 확실히 모르겠음)내에 관련 논의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자 여당은 "자동 통과"된 것이라 주장하며 입법절차를 마무리 하려 합니다. 야권은 그에 반발하며 대립해고, 두 세력은 몸싸움을 벌이기도 합니다. 


4. 여당이 소위 날치기 통과를 진행하자 야권성향의 단체와 학생들, 절차상의 문제를 제기하는 측에서 농성을 벌이고, 결국 학생들이 국회를 점거합니다. 


5. 그 과정 중 경찰의 과잉 진압 문제 등도 발생합니다. 


6. 정부측과 학생측 모두 힘을 가진 시기에 언론을 통제했다고 합니다. 


7. 지금은 비교적 "평화적 대치상태"이나 아직 학생들의 의회 점거는 끝나지 않은 듯 합니다.



지금까지는 제가 알게된 사실 들입니다.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알려주세요. 


제가 느끼는 바는 이렇습니다.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첫째는 절차적 정당성과 체계이고 둘째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입니다.


대의민주주의의 핵심 중 하나가 절차의 정당성이라 생각합니다. 모든 국민들이 직접 의사결정에 참여하지 못하는 대신 대표자들을 뽑아 그들이 의사결정에 참여하게 합니다. 이 때 그 대표자들이 자신의 이기적 동기에 의해 움직이거나 비리에 연류되지 않도록 하기 의해, 또 서로 다른 뜻을 가진 세력이 한쪽에만 이득이 되는 상황으로 끌고가지 않도록 하기위해 여러가지 장치들이 마련되곤 합니다. 의회 내 소위원회를 거쳐야 하고, 본회의를 거쳐야 하고, 행정부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등의 절차가 그 예입니다. 그런데 이번 대만 사태에서는 그 절차가 악용되거나 무시되곤 한 것 같습니다. 현명하게 이용을 했는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좀 남습니다만, 비교적 소수로 보이는 야권 세력은, 보이콧의 형태로 해당 조약 승인을 막으려 했던 곳으로 보입니다. 이것은 소수자들이 쓸 수 있는 몇 안되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다수결이라면 답은 정해져 있는 것이니까요. 다수가 원하는 것이라도 소수의 뜻이 무시되지 않게 되도록, 조금이나마 반영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귀찮아 보이는 여러가지 절차를 만들어 둔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무시당했다는 느낌을 야권이 받은 듯 합니다. 여당의 주장 대로 야권에서 정말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만 놓고 있었으며, 법적으러 정해놓은 기한이 지나가 버린 것이라면, 여권이 정말 현명하지 못한 행동을 한 것입니다. 여러가지 방법을 통해 자신들의 동의 없이는 진행할 수 없게 하거나, 그랬을때 자신들의 태업을 핑계삼지는 못하도록 현명하게 대비를 해 두었어야 했습니다. 물론 여권이 거짓말을 하고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이 경우에도 여권은 각종 언론과 집회를 통해 그것이 사실이 아님을 밝혀내야 합니다.


이제 언론과 표현의 자유로 이야기가 이어질 수 있겠습니다. 제가 전해 듣기로, 사태가 비교적 과격해 지면서 정부는 언론과 웹사이트 등을 통제하기 시작했습니다. 저도 제 친구가 올려놓은 동영상이 어떤 이유에선가 끊어져서 더 이상 볼 수 없게 되는 일을 경험했습니다. 그런데 또 하나, 학생들이 국회를 점거한 이후에도 비슷하게 언론과 인터넷을 통제한 것 같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자세히 알아봐야겠습니다만, 이것이 사실이라면 정말 소름 끼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앞에서 언급한 것 처럼 여권과 야권의 뜻이 다르다면, 정부의 뜻과 일부 국민의 뜻이 다르다면 그것을 사회에 전달하고 토론하고 의견을 모으고 다시 입법절차와 행정적 절차에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언론과 각종 의견을 표현할 수 있는 창구 없이는 불가능한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현대 민주주의사회에서 텔레비전, 라디어, 인터넷, 특히 SNS와 같은 의사소통수단은 더욱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그러한 언론과 인터넷 등을 자신들과 의견이 "같지" 않은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다고 하여 통제하는 것은 민주주의적 가치를, 더 정확히는 대의 민주주의적 가치와 공화정의 투명성을 지킬 수 있는 수단을 심히 회손하는 행위가 아니라 할 수 없습니다. 1인 독재, 1당 독재와는 와는 다를 지 몰라도, 뜻을 하나로 만들기 위해 다른 목소리를 죽여버리는, 뜻의 독재, 사고의 독재, 비판에 대한 사형선고를 한 것이나 다름 없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 정치권 역시 이번 대만 사태를 통해 배울점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착한 사람이고 옳은 사람이고, 때문에 다른 사람들도 우릴 좋아해야하고, 그것이 정당하다."고 말하며, 상대편 나쁜이들이 교묘하게 정치를 주무르는 것을 "나빠나빠"라 불평만 하는 진보 진영의 모습은 참으로 어리숙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른 생각을 하고 착한 생각을 하는 것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상황에 대처하고 전략을 짜고, 빈틈을 주지 않고 상대방을 공략해야만 현실 정치에서 승리하고, 토론에서 승리하여 자신들의 뜻을 벌리 퍼트릴 수 있을 것입니다. 그만큼 체계를 잘 갖춘, 좀 더 성숙한 진보진영의 모습, 좀 더 현명하고 좀 더 똘똘한 진보진영의 모습을 저는 무척이나 기대하고 있습니다. 골목대장 놀이나 하거나 "진보"를 이야기 하며 "우리 진보의 독재"를 꿈꾸는 반민주적인 정치놀음을 하는 것은 더이상 보고싶지 않습니다.


다른 하나는 언론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부분입니다. 이 부분은 대중들이 각성해야 할 부분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도 아직 언론이 정부의 힘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 같습니다. 각 언론사의 인사권에 관여하여 친정부적 인사들로 주요 보직을 갈아치운다거나, 대 놓고 찾아가서 "우리에게 불리한건 좀 줄이고 유리한건 좀 늘려서 방영해 달라. 그래야 대중들이 동요하지 않고 안심할 수 있지 않겠냐"는 다분히 통제적이고 1984적인 모습을 아직도 볼 수 있고, 또 용인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 희망적인 부분은, 언론을 다 장악한다 하더라도 대중들의 집회나 개인들의 발언을 모두다 조정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그럴 수 있는 여러가지 창구를 가지고 있고, 능력이 있고, 또 힘이 있습니다. 우리들이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기사를 써 가고, 공유하고, 비판할 수 있는 방법이 수도없이 많습니다. 그것을 이용하여 우리의 정치권력을 되찾을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정치는 정치인들이 하는 것이 아니라, 정치는 모든 시민들이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지고 때로는 직접 해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우리가 힘을 빌려준 현실 정치인들이 제대로 하지 못할 때에는, 우리의 힘으로 그들을 비판하고, 또 잘 해 나갈 때에는 독려하여, 이상적인 민주주의가 실현될 수 있도록 해야하는 것은 일반 대중들의 몫이라 생각합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우리는, 언론통제와 표현의 자유 침해를 통해 일그러지는 대만의 민주주의를 보며, 우리의 어두운 부분을 돌아보고, 그에 대해 내가 해나갈 수 있는 부분은 없는가를 꼭 한번 생각해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관련기사:

http://www.huffingtonpost.kr/2014/03/19/story_n_4990900.html

http://www.edaily.co.kr/news/NewsRead.edy?SCD=JH11&newsid=03060246606026600&DCD=A00801&OutLnkChk=Y

http://www.bbc.com/news/world-asia-267437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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