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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상대로 정동영은 야권 성향의 선거구에서 득표율에서 3위를 하고 낙선했다. 그의 이상을 잘 알지도 못하거니와, 안다고 해도 비판할 생각은 별로 없다. 야권 후보 통합을 이루지 못한 것도 그 혼자의 탓이라기 보다는 전략적이지 못한 민주당과의 멋진 합동 작전의 결과로 보는 것이 옳다고 본다. 다만 아쉬운 점은, 새로운 정당을 만들자고 야당을 뛰쳐나간 그의 행보가 그다지 눈에 띄지 않았다는 점이다. 언론이 제 기능을 못했기 때문이라 핑계를 댈 수도 있겠으나, 갖가지 정치적 이슈들이 대중의 이목을 끌고 있고, 여당에게 비판적인 여론을 만들어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중심은 커녕 변두리에서도 국민모임의 모습은 그다지 많이 보이지 않았던 것 같다. 이런 상황 속에서는 대중들과 함께 고민하고 대안을 찾아보고 투쟁하는 모임을 조직하는 것이 재보선에 나서는 것 보다 훨씬 더 현명하지 않았을까? 더불어 진보 언론이 정동영의 패배 마져도 애써 외면하고 있는 이유를 고민해 보아야 한다.

재보선의 승리를 통해 정치 이슈화를 하고, 또 힘을 얻고 싶었는지도 모르겠으나, 그 방식 자체가 그가 하고싶다던 새로운 정치의 방식과는 거리가 멀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든다. 아니 거리가 있어야 한다. 국회의사당을 돌아다니는 것이 아니라, 거리를 돌아다녔어야 한다. 전투에서 이겨 전쟁을 이겨보려는 것은 너무 어리석은 생각 아닌가? 그 전투에서도 졌으니 이 얼마나 허탈한 일인가? 대중의 지지를 얻는 군대를 조직하는 것이 꿈이라면, 대중과 함께 이야기해보는 것에 중점을 둬야하지 않을까?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것은 어렵고도 긴 작업일 것이다.

지난 대선 당시 인기도에서 그 누구보다 앞서 있었던 안철수씨마져도 실패했던 것이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것이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인기로만 되는 것도 아니고, 의원석 하나로 되는 것도 아닐 것이다. 진정으로 새로운 정당을 만들고 싶다면, 그리고 그 정당이 정말 대중들이 원하는, 시민들을 대변할 수 있는 모습이길 바란다면, 그들과 함께 대화를 나누는 것으로 시작해야 할 것이다. 제 1 야당에서 의원직을 하고 있을 때에는 운동판에 누구보다 앞장서서 나섰던 사람이, 새로운 정당을 만들겠다고 나와 의원직을 찾아 비교적 쉬운 곳을 찾아 뛰는 것은, 국회의사당에 뿌리를 둔 정치에 더 익숙한 정치꾼이라는 이미지를 심어줄 뿐인 듯 하다. 진심으로 바란다면, 대중에게 뿌리를 내리고 힘을 받기를 바란다.

실수이길 바란다. 그의 재보선 출마가 실수였기를 바래본다. 그를 믿기 때문이라기 보다는 새로운 정치가 시작되길 간절히 바라기에..... 민주당의 패배가 이제 더이상 어이없지 않은 이 상황에서, 무기력한 통진당의 해산이 자연스러워 보이기까지 하는 이 상황에서, 정동영의 곁에, 아니 그 어디에서라도 진정으로 대중의 편에 서고자하는 정치인들이 있기를, 그들은 이런 실수를 다시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래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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