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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남역 살인사건 추모집회에 사진기사에 댓글이 달린다. 물론 한 개인의 댓글일 뿐일수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공감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비슷한 생각을 하는 개인도 적지 않은 듯 하다. 해서 재수없게 한번 비판해 보련다.
0. "여혐문제가 아니라 정신병 문제 같다"
정신장애가 있는 사람이 이성적으로 판단할 수 없는 상황 속에서 저지른 범죄일 수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여혐문제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피의자는 경찰조사에서 "여자들이 무시를 해서 아무나 살해하기 위해 숨어 있었다"고 진술한 바 있다. 그 발언을 할 때에도 정신분열 상태였을지도 모르는 일이지만, 사건 당시와 경찰조사 시 어떤 상태였다 할지라도 여성을 혐오하는 개인이 여성을 숨지게 하고 또 혐오 발언을 한 것은 사실이다. 정신장애가 인정된다 하더라도 "의도"가 중요한 살인죄가 적용 될 수 없을 지언정, 여성혐오와 관련이 없는 사건이라고 이야기 할 수는 없다.
0. "여자라서 죽은 게 아니라 신체적 완력이 약한 여성을 범행대상으로 삼은 것 뿐. 이상하게 남성혐오로 흘러가는 거 같다"
문제의 핵심과 추모집회에 나선 사람들의 마음을 이해하지 못한 사람이 많은 듯 하다. 적어도 현대 한국 사회에서는 여성이 상대적으로 신체적 완력이 약하다. 때문에 묻지마 범죄의 대상이 되거나 피해자가 되는 경우가 있다. 이것이 이번 사건을 계기로 표출되고 있는 "여성들이 느끼는 두려움과 공포"의 진원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런데 여자라서 죽인 것이 아니라 약해서 대상이 된 것이라는 발언을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리고 그런 공포와 두려움의 표출, "우리 무섭다. 약자들을 보호해 달라."는 외침이 왜 남성혐오인가?
이쯤해서 다시 한번 집고 넘어가야 할 부분이, 모든 남성이 여성을 혐오하는 것이 아니듯, 모든 여성이 약자인 것도 아닐 수 있다. 하지만 분명히 상대적 약자의 위치에 있는, "신체적 완력이 비교적 약한" 인간의 위치에 있는 여성은 셀 수 없이 많을 것이고, 그들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울부짖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왜 남성 혐오인가? 힘이 있는 사람들에게, 자신을 보호해 줄 수 있는 누군가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는 없나? 우리도 힘을 키우자는 외침으로 볼 수는 없나? 하다못해 "정의롭고 힘 센 남성들이 있다면 도와 달라"는 이야기로 들릴 수는 없을까?
"여성혐오 하지 마라 이놈들아"라는 훈계로 들린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왜 "남성혐오"로 느껴지는 것인가? 여혐의 반대가 남혐인가? 이런 흑백논리는 또 어디서 온 것인가? 남녀평등이 남성에게 피해를 준다는 사고방식이 여기까지 흘러들어온 것인가? 여성혐오를 해 오고 있었기 때문에 찔리는 것인가?
당당하게 함께 외칠 수 있어야 하지 않을까? "그래 여성혐오 하지 말자! 쫌~!"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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