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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울로 코엘료의 '연금술사'

Athos 2004. 5. 27. 00:00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 최정수 옮김
문학동네 펴냄

2004-05-27

내가 아주 좋아하는 구성은 아니었다.
기적이 일어나고, 연금술사가 정말로 연금술을 펼쳐 보이고, 산티아고가 찾던 보물이 정말 금은보화가 가득 한 것이었다니……

나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좋아한다. 지겹도록 보아오는 우리의 삶을 이야기한 소설을 좋아한다.

현실주의자이고 무신론자에 가까운 나에게 이 소설의 구성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함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의 인간이 상상의 세계를 떠도는 것만 같은 구성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예수가 소경의 눈을 뜨게 할때 느낀 배신감(?)과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물론 다른 의미가 있겠지만...)
어린 왕자와 그리스 신화처럼, 처음부터 현실의 인간 같지 않았었다면 좋았으련만......이 소설의 주인공은 지극히 현실의 인간 같으면서도 한 순간 그것을 뛰어 넘어 버린고, 이는 마음의 세계를 표출한 것이라고 생각하려 했지만, 납이 금이 되는 연금술과, 번쩍이는 황금을 찾는 결말은 심적인 것이라고 하기엔 눈에 보이는 현실 세계의 물질과도 같은 것이었다.
아직 내가 두 세계를 넘나드는 사고를 하기에 부족함이 많은 것이라 할 수도 있겠지만......
오래된 정원과 어린 왕자에서 받은 감동은 받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가치가 없는 책이라 말하지는 않겠다. 이 책을 읽고 얻은 것이 있다면 자아의 신화를 찾아야겠다는 의지, 용기를 얻었다는 것이다.
나는 자아의 신화를 추구하는 것을 많이 두려워하고 있었다. 가능성을 의심했고, 나의 능력을 의심했었다.(그렇게 자만심에 가득 차 있던 나였는데도 말이다.)
이 책은 그런 나에게 자아의 신화를 끊임없이 추구해야 한다는 의무감과 같은 것을 부여해 주었고, 용기를 북돋아 주었다.

얼마 전 나와 비슷한 상황에서도 자아의 신화를 추구하기 위하여 힘든 길을 가겠다고 이야기하는 친구를 보면서 들었던 생각을 이 책을 통하여 더 깊게 할 수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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