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위의 집 이혜경 지음 / 민음사 펴냄 1995년 작품 생소함. 배경이나 인물에 대한 소개 없이 다짜고짜 치고나오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처음에는 꽤나 생소했다. 이 사람 저 사람을 넘나드는 시점(視點). 한 줄도 띄지 않고 과거와 현재를 연결시켜(?) 혼란스럽기까지 하였다. 가족 이야기. 사실 아주 행복한 가족에 소속되어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 나로서는 이런 가슴 아픈 가족 이야기에 동감한다는 말을 하기가 부끄러울(?) 때도 있다. 하지만 천연덕스러운 나의 감수성은 어머니 "윤씨"의 드러나지 않는 아픔에서 눈물을 쏟고 싶다는 생각이 들게 하였다. 자신의 아픔을 가족에게 내비치는 사람들. 때로는 암묵적인, 때로는 직접적인 폭력으로 가족에게 기대는 그들에게 까닭모를 미안함을 느끼는 것은 사회에 대한 ..
역사릴 위한 변명(Apologie pour l'histoire) 마르크 블로크 지음/고봉만 옮김/한길사 펴냄 1판 1쇄 2000년 7월 20일 역사의 의미. 과거의 의미. 역사를 어떻게 볼 것인가. 과거를 알려는 노력은 왜 중요한가. 과거를 알아낸다(?)는 것이 가능한가. 역사학에 대한 막연한 믿음과 동경(?)을 품고는 있지만, 그리고 약간의 부족한 지식으로 떠듬떠듬 말을 뱉을 수는 있겠지만, 위와 같은 질문을 받았을 때 자신있게 대답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었다. 때문에 역사학의 고전이라 불리는 이 책을 읽으면 그 답을 찾을 수 있으리라는 욕심에서, 언젠가는 독파하리라 마음 먹고 눈독만 들인지가 몇 년째인지 모르겠다. 이제 한 번 읽어본 시점에서 답을 할 수 있겠느냐고 묻는다면, 아직도 자신이 없다는 대..
노동의 종말(The End of Work) Jeremy Rifkin 지음 / 이영호 옮김 민음사 펴냄 4년 전이었나? 소유의 종말을 읽어보고 저자의 놀라운 통찰력에 입이 딱 벌어졌던 적이 있었다. 그 후 그의 다른 책을 읽어 보고싶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몇 년의 시간 동안 여기 저기, 이것 저것에 쫓기며 잊고 있었던가보다. 얼마전 도서관에서 우연히 나의 대출 기록을 둘러보다가 "소유의 종말"이라는 제목을 발견하고, 잊고 있었던 귀중품을 발견한 것과 같은 반가움과 함께 그의 다른 저서, 이미 들은 바 있었던 "노동의 종말"이라는 책을 찾아보고 싶다는 생각이 다시, 그리고 강하게(?) 들었다. 큰 기대를 하고는 있었지만, 이 책이 담고 있는 내용을 제대로 예상하지는 못했던 것 같다. 단순히 미래에 대한 예상..
그리스 로마 신화 1 이윤기 지음 | 웅진 펴냄 책을 읽으면서 모른척 지나쳐야만 했던 수많은 그리스 로마 신화와 관련된 이야기들...... 더 이상 모른체 해서는 안되겠다 싶어 의무감 반, 관심 반으로 책을 빌렸다. 한 친구의 이야기처럼, 이 책은 모든 그리스 로마 신화를 담고 있지도 않았고, 구성도 저자 '나름대로'의 시각에서 해 놓았기 때문에, 원칙적이면서 체계적인 것을 좋아하는 나에게(때문에 무엇이든 적어도 시작은 원본에 충실한 것으로 하는 것을 즐기는 나에게)는 조금 맞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었다. 하지만 책을 읽을수록, 나름대로 재미있는 이야기 전개와 쉽게 읽고 연관시킬 수 있도록 해 놓은 구성, 어려운 고유명사들을 여러번 반복해서 이야기해 주는 자상함 등이 점점 마음에 들었다. 마지막 장..
관촌수필 이문구 지음 | 문학과지성사 펴냄 신선한 충격. 긴장감이 감도는 이야기 전개. 난 항상 이런 소설, 이런 책을 기대하는 것 같다. 그런 면에서 마음에 들었던 소설 두 개를 고르라면, '향수'와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정도? 여튼 여전히 그런 마음을 가지고 펼쳐든 한국 소설이 관촌수필이었는데...... 이름에서부터 그런 내용을 기대할 수 없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수필'이란 말 때문에 아주 쉽게 읽을 수 있으리라는 생각도 함께 하면서 책을 펼쳤을 때, 또 다른 면에서 충격을 받게 될 줄이야...... 이건 무슨 한국 소설 읽기가 엉뚱하게 번역된 어려운 외국 소설 읽는 것 보다 이해가 더 안되니 원... 워낙 내가 쓰지 않고, 보지도 못했던 한자어와 순 우리 말이 혼합해서 난무하는데..
겨울 이야기(The Winter's Tale) 윌리엄 셰익스피어 지음 | 이윤기 이다희 옮김 달궁 펴냄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읽는 것은 처음이 아닌가 한다. 기억에도 없는 어느 때에 "로미오와 줄리엣"을 읽었다거나, 그의 작품인지도 모르고서 무언가를 흘리듯 읽지 않았다면...... 몇 일 내에 읽어버릴 작품을 찾다가, 얇고 작으면서도 디자인이 예쁜 이 책을 선택하게 되었다. 너무나도 유명한 저자의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제목조차 몰랐다면, 나의 문학적인 교양수준이 너무 저질에 있다고 생각할지도 모르겠으나,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래서 좀 더 빨리 읽어버리려고 발버둥쳤는지도 모르겠다. 아마 하루에 이렇게 많은(???) 페이지를 넘겨본 일이 흔치 않을 것이다. 역자는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더욱 재미있게 읽으려..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밀란 쿤데라 지음 / 이재룡 옮김 민음사 틀의 해체. 정답이 없는 상태. 키치에 대한 거부. 그리고 그 모든 것에대한 긍정, 또 부정...... 저자는 등장인물을 통해 삶의 무거움과 가벼움, 존재의 무거움과 가벼움에 대하여 이야기 하고자 한다. 어떤 답을 들을 수 있을까? 항상 그랬듯이 나는 답을 찾고자 했다. 그가 내린 결론이 무엇인지 알고 싶었고, 아마 (저명한 작가의 결론이므로) 그 생각을 될 수 있으면 받아들여 내 생각으로 만들고, 멋지게 인용하여 "삶"을 표현하고 싶었는지도 모르겠다. 그래서였는지 마지막 한 문장을 읽을 때까지 내 머리속에는 물음표가 떠나가지 않았었다. 한 문장 한 문장은 이해할 수 있었지만, 내가 구하고자 했던, 저자가 알려주리라 생각했던 답은 찾을..
비움 틱낫한 지음 | 전세영 역 | 중앙M&B 펴냄 지난 2년여의 시간 동안, 아니 그 보다 훨씬 긴 시간동안(아마도 나의 짧은 삶의 대부분의 시간동안) 나는 "비움"이라는 단어를 모르고 살았던 것 같다. 지난 달 하나의 현실적인 의무를 다한 후 심신이 지쳐있는 상태에서, 안정을 찾고 싶어 이 책을 펼쳐보게 되었다. "숨가쁜 달리기를 잠깐 멈춘다" 표지에 쓰여있는 이 문구를 본 것은 책을 다 읽은 후였지만, 이 책을 집어들 때 나 역시 잠시 멈추고 싶어했던 것 같다. 사실 '저 뒤에 앉아 한숨 돌리는 사람이 정말 소중한 사람'이라는 노래가사를 마음으로 받아들이지 못했던 내가 저 문구를 책을 펼치기 전에 보았다면 오히려 거부감이 먼저 들었을 것이다. "투쟁" 대학에 들어와 즐겼던 단어이다. 단어 그대로 다..
다 빈치 코드(The Da Vinci Code) Brown, Dan 지음 | 양선아 역 | 베텔스만 코리아 펴냄 요즘 컨디션이 너무 않좋다.... 머리가 너무 아프다...잘 굴러가질 않는다... 데굴데굴 굴러가야 하는데 뚜불뚜불 굴러가는 것 같다. 그래도 지금 써 놓지 않으면......잊어버릴 것 같아서...정리되지 않은 내용이나마 써 놓고...... 다음에 재정리해야겠다...... 재미있는 책이다. 우선 소재가 참 재미있었고... 스토리 전개도 흥미로웠다... 조금 아쉬웠던 것은 글솜씨...... 물론 번역이 마음에 안 드는 부분도 없지 않았고, 원서를 보지 못했기 때문에 정당한 비판이 될 수 없을지도 모르지만, 비슷한 표현을 계속해서 사용하는 것은 너무 마음에 안 들었다. 감히 아마추어의 글 같다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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