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그것을 아는가? 헤르만 헤세 너도 그것을 아는가, 가끔 어느 즐거운 홀에서, 어느 연회의 흥겹고 시끌벅적한 자리에서 네가 갑자기 입을 다물고 나가야 하는 까닭을? 그러면 너는 갑자기 심장병에 걸린 사람처럼 잠자리에 드러누워 잠도 이루지 못한다. 즐거움과 웃음소리는 연기처럼 흩어지고, 너는 운다, 하염없이 운다. 너도 그것을 아는가? 우연히 옆에 있던 헤르만 헤세의 시집의 손에 잡히는 페이지를 펼쳐 이 시를 읽게 되었다.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었다. 대학교 1학년 때였나? 동아리 사람들과 술집에서 술을 마시다가... (여느 때와 같이 술도 많이 마시지 않았었다.) 갑자기 그 자리를 뛰쳐나가고 싶어졌다. 왠지 슬퍼졌다. 눈물이 흘러 나왔다.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 날 달래러 나온 형이 왜그러냐고 물어..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공지영/푸른숲 2005년 4월 17일 출간 김혜경사장님/이성권 팀장님께서 주신 책 2005년 5월 9일~5월 13일 "이런 놈은 죽여야돼!" 무자비한 살인사건, 비인간적인 범죄의 사실을 접할 때 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적어도 그 순간에는 진심이었을 말이다. 죽음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그들은 죽어야 한다고 입버릇처럼 이야기를 하게 된다. "죽음""사후세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불면증에 시달리고 눈물을 흘렸음에도 쉽사리 "죽음"을 이야기 한다. 아무것도 모르는 내가 말이다. "모른다"는 말. 이 책을 읽고 나니 그 말이 참으로 무서워 졌다. "배우지 못함"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무관심, 애정이 없음, 사랑이 없음, 관심이 없음 정도를 이야기 하는 것 같다. 우리는 너무나 많은 것을..
손님 황석영 지음 / 창비 펴냄 2001년 베를린 장벽 붕괴 때부터 기획되었으나, 투옥생활 이후 쓰여진 책 어려서 부터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내가 일제시대에 살아있었다면 아마 친일파가 됐을거야...' 전쟁 중에 한국에 있었다면 어땠을까? 사상과는 관계없이,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과는 관계없이, 서로를 미워하는냥 헐뜯고 죽이는 이들 사이에서 나는 어땠을지... 주도하는 쪽이 계속해서 바뀌는 상황에서 나는 어느 편에 들었을지... 어떤 기회주의적인 행동을 보였을지 생각해본다. 교인이 사랑과 자비를 버리고, 좌익이 지배와 착취를 일삼는 상황은 틀어져도 너무나 틀어진 것이 아닌가. 어두운 감정기를 벗어나, 또 다른 어둠에 서로를 몰고갔던 이들, 급속한 변화 속에서 왜곡된 사상을 받아들인 이들, 이기적인 해방..
아주 작은 차이 알리스 슈바르처 지음/김재희 옮김 괜찮은 책이다. 저자가 워낙 많은 이야기를 흥분한 말투로 이야기 하다보니, 후반에는 조금 논리의 비약이나 근거 없는 결론이 나오는 것 같기도 하지만... 많은 것을 깨닫게 해 준 책이다. 프로토콜의 주인공...상처받은 여성들은 가끔 말도 안돼는 듯한(?) 억지를 쓰는 것 같기도 하다... 때문에 남자들은 이 책을 읽을 때... "이 책에 나오는 여성들은 말도 안돼는 논리를 펴고 있어!" 라고 생각하기 이전에 여자들이 왜 이런 생각을 하게 됐을까... 누가 그들을 이런 상황으로 몰고갔는가를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P.?? 여자와 남자는 피차 각자의 역할을 떠맡고 있는 가엾은 희생물일 따름이다. 그런데 여기서 여성은 희생물의 희생물 노릇까지 해야 하는 것이다..
제목 : 예수는 없다. 지은이 : 오강남 출판사 : 현암사 출판일 : 2001년 5월 30일 최근 무신론을 입버릇처럼 이야기 하고 있는 나에게 “예수는 없다.”라는 제목은 무신론을 담고 있는 서적이라는 착각을 불러 일으키게 하였다. 왜 “신은 없다.”가 아니라는 것을 몰랐을까…… 하지만 한편의 기대(?)를 저버렸다 하여 이 책이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충분히 공감할 만한 많은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한국 기독교 인들이라면 모두 읽어보아야 할 책이 아닌가 생각한다. 1. 기독교인이 되는 것만이 구원을 주는 것은 아니다. 2. 교리는 변할 수 있는 것이며, 또한 변해야 하는 것이다. 3. 성서는 역사와 다른 내용을 많이 담고 있고, 역사에 없는 허구까지도 담고 있다. 4. 불교와 기독교(그리고 유교..
연금술사 파울로 코엘료 지음 / 최정수 옮김 문학동네 펴냄 2004-05-27 내가 아주 좋아하는 구성은 아니었다. 기적이 일어나고, 연금술사가 정말로 연금술을 펼쳐 보이고, 산티아고가 찾던 보물이 정말 금은보화가 가득 한 것이었다니…… 나는 지극히 현실적인 이야기를 좋아한다. 지겹도록 보아오는 우리의 삶을 이야기한 소설을 좋아한다. 현실주의자이고 무신론자에 가까운 나에게 이 소설의 구성이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물론 함축적인 의미를 지니고 있다는 것은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의 인간이 상상의 세계를 떠도는 것만 같은 구성은 그리 마음에 들지 않는다. 예수가 소경의 눈을 뜨게 할때 느낀 배신감(?)과 같은 것이라고나 할까?(물론 다른 의미가 있겠지만...) 어린 왕자와 그..
2002년 봄학기 강규형 교수님의 근대유럽의 세계를 수강하고 레포트로 제출했었던 서평 제목 : 폭력에 대항한 양심-칼뱅에 맞선 카스텔리오 저자 : 슈테판 츠바이크 출판사 : 자작나무 서평 작성일 : 2002-05-29 관용의 목소리! 자유의 부르짖음! ‘종교개혁’이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사람이 루터와 칼뱅 두 사람이다. 그들에 대하여 ‘루터는 조금 변덕스럽고 감정적이었으며, 칼뱅은 냉정하고 완고했다’ 정도의 미약한 지식밖에 없던 나는, 칼뱅은 본받을 점이 많은 인물일 것이라는 막연한 생각에 빠져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렇기 때문에 첫 날 강의계획표에서 “폭력에 대항한 양심-칼뱅에 맞선 카스텔리오”라는 제목을 보았을 때 고개를 갸우뚱 할 수밖에 없었다. 기독교인으로서 종교개혁의 대표..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 앨봄 지음 / 공경희 옮김 세종서적 펴냄 2003-09-23 어린 시절 나는 죽음에 대한 두려움에 밤잠을 설쳤다. 누군가가 나의 목숨을 노리는 것도 아니었으며, 몸이 좋지 않아 생명이 위태로운 것도 아니었다. 서서희 죽어간다는 것을 몸소 느끼지 못할 때였다. 10살의 어린 아이에게 죽음이라는 것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게 한 것은 그 조그마한 머리에서 나온 사고에 불과하였다. 잠을 편히 잔 적이 없을 정도로 죽음을 두려워 했다. 아무도 없는 거실에 나와 울기도 하고, 이불 속에서 벌벌 떨기도 하였다. 아픔과 슬픔과 같은 부적인 것들을 잊기에 가장 좋은 방법은 또 다른 부적인 것을 생각해 내는 것이라고 느꼈다. 죽음이 두려울 때면 끝 없는 우주를 생각하고, 끝 없는 우주가 두려울 때..
사랑하게 되면 자유를 잃게 돼 최영철 지음 / 박현정 삽화 문학과경계사 펴냄 2003-05-26 내가 제작한 전자책을 읽고... 사랑은 구속이라 생각하는 이들이 많다. 이 책의 제목과 같이 사랑을 하게 되면 자유를 잃게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어떤 면에서는 맞는 말일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이상 그 대상에 대하여 생각해야 하고, 시간을 투자해야 하는 것이 사실이기에, 사랑을 하지 않는 것보다 자기 자신에게 할당되는 자유로운 시간이 줄어드는 것일 지도,,,,… 하지만 다른 면에서 생각을 해보면 사랑을 하는 것은 자유를 잃는 것이 아니라 가장 커다란 자유를 누리는 것이다. 나는 감히 사랑을 하지 않으면 자유를 잃게 된다고 말하고 싶다. (논리적으로 증명할 수는 없지만(논리적으로 증명할 성격의 것도 아니다.)..
추석을 맞이하야 난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집으로 내려가던 기차 안에서, 그리고 따뜻한 우리 집에서, 다시 책을 읽기 시작했다. 기차에서 읽은 "열린 사회와 그 적들"은 원래 읽던 것이었지만, 집에서 우연히 한 권의 책을 손에 들게 되었다. "모리와 함께 한 화요일" 사실, 처음에는 러브스토리인줄 알았다. 뻔한 러브스토리가 담겨있는 뻔한 소설... 베스트셀러라고 하니까 조금 감동이 더 있겠지? 라고 생각했다. 무참히 깨져버리는 나의 예상^^; 한국인이라면 누구도 그 제목만으로는 모리가 교수님의 이름을 뜻한다는 것을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음...마음에 든다.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 미치의 모습에서 현실성을 보고 모리의 모습에서 이상을 본다. 모리가 이상적인 삶을 살았다고 말하긴 힘들지 모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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